도쿄, 오사카처럼 화려한 도시는 아니지만, 일본에는 작지만 고유의 멋과 맛이 살아 있는 소도시들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히 풍경이 아름답고, 로컬 맛집이 밀집된 대표 소도시 3곳 – 다카야마, 가라쓰, 구라시키 – 를 중심으로 여행 루트를 소개합니다. 한적한 거리와 역사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식과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찾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이들 도시는 관광객의 발길이 비교적 덜하지만, 그만큼 현지의 삶과 문화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전통 골목과 히다규 요리의 도시: 다카야마
기후현 다카야마(高山)는 에도 시대 건축물과 전통 골목이 그대로 보존된 ‘작은 교토’로 불립니다. 여기에 더해 일본 최고급 소고기인 히다규(飛騨牛)를 맛볼 수 있어 미식과 전통 풍경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도시입니다.
추천 여행 루트 (1일 기준):
산마치스지 거리 산책 (09:00~11:00): 전통 목조 건물과 상점들이 늘어선 중심 거리
미야가와 아침 시장 (11:00~12:00): 지역 농산물과 수공예품 구경, 간단한 길거리 간식
히다규 점심 – 마루오카 혹은 센큐 (12:00~13:00): 등심 스테이크, 불초밥 등
다카야마 진야 관람 (13:30~15:00): 막부 시대 행정기관 내부 견학
하치만 신사와 시가지 경관 감상 (15:30~17:00): 숲길과 전통 골목 풍경 마무리
핵심 팁: 히다규는 점심이 가성비가 좋고 예약 필수. 마루오카는 숯불구이, 센큐는 스시 형태의 히다규로 인기 많음. 더불어 봄·가을에 열리는 다카야마 마츠리는 일본 3대 축제로, 유서 깊은 인형 수레 행렬과 전통복 차림의 주민들이 어우러져 살아 있는 전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시 외곽엔 히다 민속촌도 있어 농가 체험 및 자연 속 산책도 추천됩니다.
바다와 사시미의 도시: 가라쓰
사가현 가라쓰(唐津)는 바다와 성, 도자기, 해산물로 유명한 규슈의 작은 항구도시입니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에서 신선한 사시미와 풍부한 해산물 요리를 즐기기 좋습니다.
추천 여행 루트 (당일 왕복 기준):
가라쓰성 전망대 & 해변 산책 (10:00~11:30): 성과 바다,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절경
가라쓰 수산시장 & 점심 – 후쿠마루 혹은 가이센야마토 (11:30~13:00): 아카우오 회, 전복구이, 해산물 덮밥
가라쓰야키 도자기 거리 탐방 (13:30~15:00): 전통 도예 작업장 견학, 기념품 구입
니지노마츠바라 소나무 숲 드라이브 & 커피 타임 (15:30~17:00):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절경
핵심 팁: 가이센야마토는 현지인이 추천하는 로컬 맛집으로, 싱싱한 재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음. 니지노마츠바라는 자전거 대여도 가능. 가라쓰는 매년 가을에 열리는 '가라쓰 군치'라는 화려한 마츠리로도 유명한데, 전통 장식 수레들이 도심을 행진하며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용함과 전통 축제의 활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도시입니다.
감성 골목과 카페거리의 조화: 구라시키
오카야마현 구라시키(倉敷)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미관지구(美観地区)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유럽풍 감성과 전통이 어우러진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감성 가득한 카페와 로컬 디저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추천 여행 루트 (오전~오후 반나절):
구라시키 미관지구 산책 (10:00~12:00): 운하 주변 전통 창고와 갤러리 탐방
카페 브런치 – 고베야 혹은 아야시로 커피 (12:00~13:30): 수제 샌드위치, 핸드드립 커피
오하라 미술관 방문 (14:00~15:30): 일본 최초의 서양 미술관, 피카소·고흐 전시
복고풍 거리 쇼핑 (16:00~17:00): 일본 종이, 유리 소품, 핸드메이드 굿즈 구입
핵심 팁: 구라시키는 JR 오카야마역에서 15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아 반나절 여행에 적합. 주말엔 카페 웨이팅이 있어 오전 일찍 이동 추천. 이 외에도 미관지구 근처에 위치한 ‘아이비 스퀘어’는 과거 방직 공장을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전시, 카페, 기념품샵 등이 있어 감각적인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다카야마의 전통과 히다규, 가라쓰의 바다와 사시미, 구라시키의 감성 골목과 카페 – 이 세 도시의 여행 루트는 경관과 미식이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소도시 여행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바쁘게 걷는 여행이 아닌, 천천히 머무르며 즐기는 진짜 일본을 느껴보세요. 번화한 도시와는 또 다른 차분한 아름다움과 현지인들의 따뜻한 환대를 경험할 수 있으며, 각 도시마다 그 지역만의 고유한 이야기와 향기가 있어 두 번, 세 번 찾아도 새로운 감동을 선사합니다. 다음 일본 여행엔 이 소도시들을 중심으로 나만의 루트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